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테러를 가한 뒤 달아났던 용의자 2명이 9일(현지시간) 오전 파리 근교에서 민간인 한 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또 이날 오후 파리 시내 동부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도 총기를 소지한 남성에 의해 인질극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다발적으로 인질극이 발생하자 유럽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져들면서 추가 테러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두 사건 모두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 형제는 도주 사흘째인 이날 오전 9시쯤 파리 동북부 다마르탱 지역에서 차로 도주하던 중 경찰에 발각됐다. 이들은 이후 인근의 인쇄공장으로 뛰어 들어가 직원 한 명을 인질로 삼았으며, 공장을 에워싼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공장은 샤를드골공항에서 12㎞ 떨어진 곳이다.
쿠아치 형제의 인질극이 벌어지는 사이 오후 1시쯤 파리 동부 포르트 드 벵센느에 있는 식료품점에서도 남성 괴한에 의해 인질극이 발생했다. 최소 5명 이상이 식료품점 안에 억류됐으며 인질극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이 괴한은 지난 8일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해 여성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한 남성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경찰 소식통은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두 사건 모두 알카에다와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용의자 중 형은 2011년 예멘으로 건너가 수개월 동안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았다. 50대 남성은 이들 형제와 함께 파리의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 모임인 ‘뷔트 쇼몽 네트워크’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두 사건이 알카에다의 사주를 받은 상호연관된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서방사회와 이슬람권은 물론, 서방사회 내 무슬림과 비무슬림 간 대립이 격화될 전망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파리서 동시다발적 인질극 발생
입력 2015-01-09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