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아시안컵이 2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본선 진출 16개국은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전부터 31일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까지 32경기를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정상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은 조별리그다. 각조에서 2위 안으로 진입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토너먼트의 대진표는 각조의 순위에 따라 그려진다. 소속된 조는 물론 다른 조의 결과도 중요하다. 조별 판세를 분석했다.
A조: 한국 호주 오만 쿠웨이트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우리나라와 호주는 A조로 합류했다. 월드컵에서는 1승도 없이 탈락했지만 쉬운 상대들과 대결하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우리나라가 개최국 호주를 따돌리고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할지가 관심사다. ‘영건’ 손흥민(23·레버쿠젠)과 호주의 베테랑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의 득점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복병은 오만이다. 오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다. 최급 급속도로 추락한 호주(100위)보다 일곱 계단이나 높은 순위에 있다. 지난해 11월 걸프컵에서 4강에 진출할 만큼 중동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우리나라와 호주의 순위 싸움에서 오만은 중요한 변수다. 걸프컵에서 오만에 1대 5로 대패했던 쿠웨이트는 우리나라, 호주, 오만의 승점 먹잇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B조: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중국
B조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강세가 뚜렷하다. 우즈베키스탄은 미르자롤 코시모프(45)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2012년부터 큰 폭으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FIFA 랭킹은 아시아 4위에 해당하는 71위다. 69위인 우리나라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평가전에 집중했던 지난해 12월에는 네 번의 승부에서 3승1무를 기록했다. 상승세가 가파르다.
2위 싸움은 혼탁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험에서 북한, 중국보다 앞선다. 걸프컵 준우승으로 자신감도 쌓았다. 문제는 자본으로 프로축구 시장을 키운 중국과 언제나 베일에 싸여 있는 북한의 최근 전력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8강 진출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C조: 이란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본선 진출 16개국 중 10개국은 중동이다. C조의 경우 4개국이 모두 중동으로 채워지면서 ‘모래 폭풍’ 속으로 들어갔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이란과 걸프컵 챔피언 카타르의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카타르는 개최권을 확보한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확실한 성적을 남기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FIFA 랭킹 51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점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일본, 호주와 마찬가지로 1승도 없이 조기 탈락했지만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비기고, 준우승국 아르헨티나에 0대 1로 석패하면서 상대적인 호평을 얻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2) 감독은 지난 7일 대표팀의 열악한 상황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란의 전력은 같은 조의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압도할 만큼 여전히 막강하다.
D조: 일본 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D조에서는 일본과 이라크가 8강으로 무혈 입성할 전망이다.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이 최근 두 번의 아시안컵에서 한 번씩 우승한 일본(2011년)과 이라크(2007년)의 벽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챌린지컵에서 필리핀을 제압하고 본선행 막차를 탔다. 순위 경쟁보다는 요르단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기 위해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조 1위가 유력하다. 일본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졸전했지만 아시안컵에선 ‘디펜딩 챔피언’이다. 최다 우승국(4회)이라는 점도 일본의 자신감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한 미드필더 혼다 케이스케(29·AC 밀란)에겐 30대 진입을 앞둔 마지막 국제대회다. D조에서 일본에 대적할 국가는 이라크뿐이다. 걸프컵에서 조별리그 최하위로 조기 탈락한 점은 악재로 남아있지만 요르단, 팔레스타인과의 대결에선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국민일보 DB, AFP BBNews(News1)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