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고교생, 더 어려운 이웃에 돼지저금통 기부 ‘훈훈’

입력 2015-01-08 15:45 수정 2015-01-08 15:50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K군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돼지저금통(위)과 손 편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구 한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고등학생이 1년간 돼지저금통에 모은 용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8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7일 대구 한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K군(16)이 1000원짜리 지폐와 동전이 가득 들어 있는 돼지 저금통과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돼지저금통에는 총 11만6550원이 들어있었으며, 편지에는 “봉사를 통해 세상에 나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도와주었듯이 저도 이 금액을 더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베풀어주고 싶습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소중히 쓰였으면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K군은 복지시설 친구들과 직접 천연비누를 만들어 인근 장애인 복지시설에 나눠 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 작은 물건, 적은 금액의 돈도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그 후 K군은 지난 1년 동안 후원자들이 준 용돈 등을 모아 돼지저금통에 저금해왔다.

K군은 “어머니(원장님)와 시설 후원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받은 것들을 나보다 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며 “시설에서 내가 맏형인 데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 기쁘다”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