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아가 던져 살해한 아이 엄마의 억울한 심경…“어떤 사과도 조치도 없어요”

입력 2015-01-08 11:25
사건 당일, 복지관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입니다. 상윤이가 선물받은 젤리를 수업 마치고 복지관 복도에 나와있는 형아와 누나에게 한봉지씩을 나눠주며 먹어보라고 웃음을 건네던 그런 착한 아이였습니다. 블로그 캡처

지난해 12월 3일 부산에서 10대 발달장애아가 2세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넘어가는데도 가해자 측에서 아무 조치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사망한 아이 어머니가 호소의 글을 포털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지난 7일 자신을 상윤이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상윤이 이야기- 발달장애인이 2살 아기를 3층에서 던져 살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는 "한 달이 지나도 가해자 측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거니와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며 "이렇게 시간만 끌다가 사건이 덮어져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사건 당일 12월 3일, 어디선가 발달장애인인 이모군이 나타나 상윤이의 손을 잡고 갔다"라며 "아래층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줄 알고 제지했으나 키 1m80, 몸무게 100㎏ 정도의 거구의 이군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제어가 안 된 이군은 결국 끔찍한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상윤이 어머니는 "그런데 갑자기 이군이 난간 밖으로 상윤이를 들면서 나를 보았다"라며 "너무 놀라서 '하지 마! 위험해!'라고 말했지만 이군은 이상한 웃음소리 한번 내고는 내 눈을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상윤이를 3층 난간 밖으로 던져 버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눈앞에서 보는 듯 설명했습니다.

사고 후 상윤이 어머니는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아이의 뇌출혈이 너무 심해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다고 했다"라며 "머리는 부어서 풍선처럼 계속 부풀어 오르고 몸은 얼음장처럼 점점 차가워졌다. 5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상윤이는 숨이 멎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고 난 후 경찰이나 관계기관의 대응은 상식 밖이었습니다.

경찰 측의 수사는 잠잠하고 복지관과 복지관 측에 위탁을 준 '사하구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군의 부모와 장애활동보조인, 이군이 다니는 학교 측에서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윤이 어머니는 "가해자가 장애인이 되었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라며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운영하는 복지관에서 억울하게 죽은 상윤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제2의, 제3의 상윤이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상윤이 이야기를 널리 퍼트려주세요"라고 당부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의 글 전문은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sangyuni2014/220232140286)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의 글은 현재 1700개 이상의 댓글과 1500개 가까운 공감을 받으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돌 되는 아기를 둔 엄마로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가를 눈 앞에서 잃으셨으니 얼마나 원통하실지 글 읽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부디 힘내세요.”

“지체장애인이라도 이런 건 벌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경찰은 뭐하고 법은 어디 있는지.”

댓글을 남긴 대부분의 네티즌은 아기를 키우는 어머니들입니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더라도 마음을 담아 사과는 전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