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부산에서 10대 발달장애아가 2세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넘어가는데도 가해자 측에서 아무 조치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사망한 아이 어머니가 호소의 글을 포털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지난 7일 자신을 상윤이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상윤이 이야기- 발달장애인이 2살 아기를 3층에서 던져 살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는 "한 달이 지나도 가해자 측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거니와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며 "이렇게 시간만 끌다가 사건이 덮어져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사건 당일 12월 3일, 어디선가 발달장애인인 이모군이 나타나 상윤이의 손을 잡고 갔다"라며 "아래층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줄 알고 제지했으나 키 1m80, 몸무게 100㎏ 정도의 거구의 이군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제어가 안 된 이군은 결국 끔찍한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상윤이 어머니는 "그런데 갑자기 이군이 난간 밖으로 상윤이를 들면서 나를 보았다"라며 "너무 놀라서 '하지 마! 위험해!'라고 말했지만 이군은 이상한 웃음소리 한번 내고는 내 눈을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상윤이를 3층 난간 밖으로 던져 버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눈앞에서 보는 듯 설명했습니다.
사고 후 상윤이 어머니는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아이의 뇌출혈이 너무 심해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다고 했다"라며 "머리는 부어서 풍선처럼 계속 부풀어 오르고 몸은 얼음장처럼 점점 차가워졌다. 5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상윤이는 숨이 멎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고 난 후 경찰이나 관계기관의 대응은 상식 밖이었습니다.
경찰 측의 수사는 잠잠하고 복지관과 복지관 측에 위탁을 준 '사하구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군의 부모와 장애활동보조인, 이군이 다니는 학교 측에서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윤이 어머니는 "가해자가 장애인이 되었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라며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운영하는 복지관에서 억울하게 죽은 상윤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제2의, 제3의 상윤이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상윤이 이야기를 널리 퍼트려주세요"라고 당부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의 글 전문은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sangyuni2014/220232140286)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윤이 어머니의 글은 현재 1700개 이상의 댓글과 1500개 가까운 공감을 받으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돌 되는 아기를 둔 엄마로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가를 눈 앞에서 잃으셨으니 얼마나 원통하실지 글 읽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부디 힘내세요.”
“지체장애인이라도 이런 건 벌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경찰은 뭐하고 법은 어디 있는지.”
댓글을 남긴 대부분의 네티즌은 아기를 키우는 어머니들입니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더라도 마음을 담아 사과는 전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발달장애아가 던져 살해한 아이 엄마의 억울한 심경…“어떤 사과도 조치도 없어요”
입력 2015-01-08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