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사이드]새정치 전대, 컷오프 예상대로...흥행 3무 상태

입력 2015-01-07 19:58

새정치민주연합이 7일 ‘2·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한 결과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이 본선에 올랐다. 최고위원에는 전병헌 주승용 의원 등 8명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당 안팎의 예상 그대로 결과가 나온 셈이다. 제1야당의 전당대회인데도 컷오프까지는 유권자 반응이 냉담하다. 인물, 이슈, 구도 등 선거 3요소에 참신함이 없어 전대 흥행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대표, 예상대로 문·박·이 3파전=새정치연합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예비경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당내 친노(친노무현), 호남,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으로부터 각각 지지를 받는 문·박·이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했고, 비주류인 조경태 박주선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함에 따라 본선에서 박지원 의원이 해볼만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교체론’을 강조하는 이 의원의 진보적 성향이 문 의원과 비슷해 지지층이 겹쳐서다.

문 의원은 연설에서 “벌써부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전멸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차기 총선 및 대선 승리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제가 대표가 되면 당을 떠나겠다는 분, 대선 출마를 못하겠다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느냐”며 자신이 통합의 리더라고 호소했다.

최고위원 경선에는 문병호 오영식 유승희 이목희 전병헌 정청래 주승용 의원과 박우섭 인천남구청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역시 예상대로다.

당은 결선 진출자만 공개했을 뿐, 후보자별 득표와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다. 컷오프 세부 결과가 본선 표심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핀’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각 후보 캠프별로 저마다 득표 결과 예상치를 부풀려 선전하기도 했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중앙위원 326명이 1인1표로 투표했지만 각 캠프가 주장하는 득표수를 합치면 400표가 넘는 등 ‘뻥튀기’가 심했다.

◇‘인물, 이슈, 구도’ 흥행 3無 선거=새정치연합이 컷오프까지 떠들썩하게 했지만 여전히 전대는 ‘그들만의 리그’인 상태다. 당내 각 계파 지지의 대표 선수가 나섰지만 흥행은 신통찮다. 당 안팎에서는 “인물, 이슈, 구도라는 선거 흥행 3요소에서 전혀 참신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인물 측면에서는 후보들 대다수가 국민에게 익숙한 인사들이다. 문 의원은 직전 대선 후보였고, 박 의원도 호남 대표 정치인이다. 세대교체를 내세운 이 의원조차 16대 총선 이후 네 차례 내리 공천을 받은 재선 의원이다.

이슈도 새로운 것이 없다. 오히려 친노 대 비노(비노무현) 등 당내 분란만 일으키는 이슈가 돌출했다. 선거 초반 당명 개정 논란은 안철수 의원으로 대표되는 중도파의 반발만 불러왔다. 비노 후보들이 제기한 ‘문재인 대선 책임론’도 2년 전 끝난 대선을 두고 아직도 공방을 벌이는 모습으로 비쳤다. 후보들마다 약속한 공천 개혁은 역대 어느 전당대회나 나오는 낡은 소재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8전대가 컨벤션효과를 거둬서 당 지지도가 10% 포인트 올랐으면 좋겠지만 돌아가는 분위기가 우려스럽다”며 “생산적이지 않은 이슈가 부각되면서 걱정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후보들이 말만 혁신을 내세울 뿐 전혀 혁신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인물이 없고, 국민이 야당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선거구도 측면에서도 일찌감치 문·박 빅2 구도로 굳어지면서 반전의 계기가 사라졌다. ‘빅2’, ‘양강’이라고 하지만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을 말하는 이도 많다. 선거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다크호스로 불리던 김부겸 전 의원도 선거 직전 출마를 포기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빅2라고 하지만 문재인 대세론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게임”이라며 “시험 성적이 이미 발표된 시험이 재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임성수 최승욱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