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한공주를 다시 보게 한 청룡영화제, 그게 기뻤어요”

입력 2015-01-07 19:42
“2015년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은 거창한 것보다 작품을 할 때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 마음이 변하지 않고 연기하는 거예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한공주’로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배우 천우희(28)가 국민일보에 새해 인사를 보내왔다. 7일 이메일을 통해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 나홍진 감독, 황정민·곽도원 선배와 함께 영화 ‘곡성’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이 작품을 계속 촬영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근황을 소개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스펙트럼과 대체 불가능한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는 지난달 17일 열린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감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듯했다. 당시 예상을 깨는 뜻밖의 호명에 얼떨떨한 상태로 시상식 무대에 올라 흐르는 눈물 때문에 수상 소감을 쉽게 말하지 못했다.

“작은 독립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상을 받았으니 이수진 감독님을 비롯해 배우와 제작진, 관객 한 분 한 분께 다 감사하죠.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정말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어요.”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한공주’ 재상영에 이어 ‘시네마 톡’에 참가했다. “상을 받고 나서 가장 기뻤던 때는 ‘한공주’를 다시 찾아보게 됐다고 누군가 말씀해주시는 거였어요. 관객들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작은 영화지만 많은 이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라 생각했죠. 관객 분들이 그걸 알아주셔서 매우 기뻐요.”

2004년 ‘신부수업’ 단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마더’(2009)의 진태 여자친구, ‘써니’(2011)의 본드걸, ‘카트’(2014)의 점원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연기파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영화계에 샛별로 떠올랐다.

‘한공주’에서는 열일곱 살의 여고생으로 피해자가 오히려 숨어 살아야 하는 소녀의 심경을 차분하면서도 날카롭게 보여줬다. 그는 “공주라는 캐릭터에 온전히 제 자신을 내던져 감정에 몰입했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기타, 노래, 수영까지 배워야 했다.

‘곡성’ 외에도 류승룡과 호흡을 맞추는 ‘손님’, 한효주와 함께하는 ‘뷰티인사이드’ 등 촬영으로 스케줄이 빡빡하게 잡혀 있다. 그는 “앞으로 독립영화, 예술영화의 관심과 가능성이 더욱 열렸으면 좋겠다.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배우 천우희의 새해가 기대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