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맥주회사가 새로 출시한 캔맥주에 인도의 비폭력 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이름과 그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을 차용해 논란이 됐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코네티컷에 본사를 둔 맥주제조업체 뉴잉글랜드브로잉컴퍼니는 최근 출시한 에일(짙은 향과 쓴맛을 내는 맥주의 한 종류) 캔맥주를 ‘간디봇’이라고 지칭했다. 캔의 표지에는 간디를 그린 일러스트를 넣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간디야말로 자기정화와 진실과 사랑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제품에 간디의 이름과 그림을 차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인도의 한 변호사가 여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간디의 모습을 주류(酒類)에 차용한 것은 간디, 더 나아가 인도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인도 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도 하이데라바드 지방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회사 측은 “간디를 모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며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기분이 상한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간디에 대한 경의와 찬양을 표현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진의와 간디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을 표현할 자유를 존중해 달라”며 제품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간디의 후손들도 해당 라벨을 승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간디의 증손자인 투샤르 간디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간디는 생전에 술을 혐오했다”고 말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美 맥주회사, 새 캔맥주에 마하트마 간디 그림 넣자 인도서 펄쩍
입력 2015-01-07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