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치료법은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보청기는 주로 외이도(귓구멍)에 장착하는 형태로 사용되고, 외부 소리를 증폭시켜서 전달해주는 원리로 작동한다. 사용법이 간단하고 착용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외이도를 폐쇄하기 때문에 ‘음의 되울림 현상’이나 ‘폐쇄 현상’ 등을 일으키고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 게 흠이다.
‘중이(中耳) 임플란트’는 그 대안으로 개발된 청각재활법이다. 말 그대로 가운데 귓속에 보청기 역할을 할 임플란트를 삽입해 귓속뼈 또는 내이를 직접 자극하는 방법으로 소리를 증폭시켜 난청을 해결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치료법 역시 효과면에서 개인차가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는데, 국내 의료진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사진) 교수팀이다. 최 교수팀은 중이 임플란트 시술 전 분자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해보면 성공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즉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임플란트 수술에 적합한 환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리는 ‘진동수(단위 : 헤르츠 Hz)’에 따라 저, 중, 고주파 대역이 구분되는데, 연구결과 고주파 영역대로 갈수록 청력이 떨어지는 ‘중·고주파 영역’ 난청이면서, 난청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멈춘 상태를 의미하는 이른바 ‘비진행성의 중·고주파 영역 난청’ 환자들에게 중이 임플란트가 최상의 청각재활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팀은 가족성 난청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를 증명하는데도 성공했다. 또 ‘TECT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비진행성 난청이 나타나기 쉽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TECTA’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청 환자는 중이 임플란트를 이식할 경우 난청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연구결과는 귓병 분야 국제 학술지 ‘오디올로지 앤 뉴로톨로지(Audiology & Neuro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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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7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