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이슬람 시위 확산… 명사 80명은 관용과 포용 호소

입력 2015-01-07 16:39
독일에서 반(反)이슬람 우익 단체인 ‘페기다’(PEGIDA·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의미)가 주도하는 시위가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독일 내 저명인사들이 이들에 반대해 관용과 포용을 호소하고 나섰다.

독일 일간 빌트는 6일(현지시간) ‘페기다에 반대를’이라는 제목으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포함해 페기다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예술가, 운동선수 등 80명의 호소문을 실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페기다 시위는 어리석은 편견과 외국인 혐오증, 무관용에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독일은 난민들과 망명자들을 쫓아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열린 마음과 관용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페기다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선수를 지낸 올리버 비어호프는 “독일은 많은 이민자 출신 선수들 덕분에 세계 챔피언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며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듯이 사회도 그래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페기다는 독일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독일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비난했다.

이 밖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와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 등도 호소문을 내는데 동참했다.

독일에서는 전날 슈트트가르트, 문스터, 함부르크 등에서 2만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페기다 반대’ 시위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같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페기다 시위도 확산일로에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