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조현아, ‘반성은 쇼였나’

입력 2015-01-07 15:51 수정 2015-01-07 18:50

“기자들 앞에서 반성하는 척 하던 게 그냥~ 생쇼였네. 이런 사람은 꼭 실형 살려야 하는데. 결국 이 사건의 최종 하이라이트는 역시 법원에서 판사들에 의해 이뤄지겠지? 권력과 돈의 노예들이니까. 그래서 누가 이 세상의 진정한 갑인줄 잘 아니까. 반성을 많이 했고 우리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 어쩌구 헛소리하며 풀어줄거야.”

“부모가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자식 셋이 저렇게 망아지처럼 날뛰는지 정말 피곤하다.”

“돈 좀 있다고 안하무인 추악한 갑질. 수천억원 벌금과 무기징역형으로 다스리기 바란다.”

“이러다 설마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건 아니겠죠? 아비 잘 만나서 세상 안하무인이더니.”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내가 뭘 잘못했느냐, 박창진(사무장)이 잘못했으니 내리게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검찰 발표가 7일 나오자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구속 기소하고, 국토교통부 조사 전 과정에 개입해 부실조사가 이뤄지도록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추가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 등 다른 직원들이 국토부 조사를 받는 내내 대한항공 객실본부 여모(57) 상무로부터 조사 진행 상황과 계획은 물론 일등석 승객을 회유한 경과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그런데도 조 전 부사장은 1차 조사를 받은 직후 여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뭘 잘못했느냐, 박창진(사무장)이 잘못했으니 내리게 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꾸짖는 등 ‘지시성 질책’을 수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5일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여성 승무원과 사무장을 상대로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해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증거인멸을 주도하고 국토부 조사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강요)로 여 상무와 여 상무에게 조사 내용을 넘겨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국토부 김모(54) 조사관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여 상무는 국토부 조사를 받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말을 맞추게 하고, 사무장 등에게 허위 경위서 작성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사건이 언론에 처음 보도되기 이틀 전 박창진 사무장이 작성한 최초 보고서를 삭제하는가 하면,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동안에도 부하 직원에게 남은 자료를 삭제하거나 컴퓨터 한 대를 바꿔치기하도록 시켰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