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새해 첫날 워싱턴서 국기게양식 파장

입력 2015-01-07 16:29

대만이 새해 첫날 미국 워싱턴에서 자국 국기 게양식을 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만언론들은 주미 대만대표처는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트윈 옥스에서 미국과 단교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 게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트윈 옥스는 대만이 미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을 당시 대사관저가 있던 곳이다. 특히 타이베이타임스 등 대만 언론은 대만 측이 미국 정부에 이를 사전에 알렸으며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79년 이후 대만과 공식적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 정부만을 공식 외교 상대로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대만에 군함 4척을 판매키로 결정한 데 이어 국기게양식이 공식적으로 열리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의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대만의 국기게양식과 관련해 미국에 엄중하게 항의했다면서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도 대만의 행동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6일에도 “대만의 국기게양식과 관련해 사전에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서 “이 같은 행동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국기게양식은 미국의 정책에 맞지 않으며, 미국 정부 관계자도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국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민반응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과 미국간의 민감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