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살아있죠? 살아있는 거죠?”…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136m 날고 추락 사고

입력 2015-01-07 15:22
ⓒAFP BBNews=News1

시몬 암만(34·스위스)은 슬로프의 정상에서 번개처럼 활강했다. 시속은 92.9㎞. 자동차의 고속도로 주행과 맞먹는 속도였다. 점프 지점으로 들어서자 웅크렸던 몸을 재빠르게 펴고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자세는 안정적이었다. 실수는 없었다. 올림픽 스키점프 금메달리스트다운 솜씨였다. 그렇게 136m를 날았다. 앞선 출전자들의 최고 기록은 134.5m였다. 우승권으로 들어서는 듯 했다. 착지 순간까지만 해도 그랬다.

상황은 그때부터 벌어졌다. 암만은 앞으로 쏠린 무게중심을 견디지 못하고 정면으로 고꾸라졌다. 눈밭에 얼굴을 할퀴며 20여m를 내려갔다. 결승점에서 멈춘 암만은 의식을 잃어 움직이지 않았다. 눈은 뒤집어져 흰자위를 드러냈고 얼굴은 피로 흥건했다.

7일 오스트리아 비쇼프쇼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1차 시도에서 130.5m를 도약한 암만은 2차 시도에서 비거리를 늘렸지만 착지 과정에서 큰 충격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AFP통신 등 외신이 긴급으로 타전한 사진에서 암만은 생사를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한 모습으로 들것에 실렸다. 현장의 응급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암만의 사고 순간은 유로스포츠 등 중계방송사의 전파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겨울스포츠 마니아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SNS 네티즌들은 “스키점프가 위험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암만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리한 듯 보인다” “암만이 의식을 빠르게 회복하길 바란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때 암만이 사망한 것으로 잘못 전해진 소식이 나오면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암만은 다행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스포츠는 오후 2시쯤 “암만이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우승은 1차에서 137.5m, 2차에서 136.5m를 날아 총점 288.4점을 획득한 마이클 헤이베크(24·오스트리아)에게 돌아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