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길자연 총장, 김영우 이사장 예장합동 신년하례회 왜 안 왔을까

입력 2015-01-07 15:05 수정 2015-01-08 01:08

6일 서울 대치동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회관에선 신년하례예배가 열렸습니다. 1년을 시작하는 자리라 교단 지도자라면 반드시 참석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예장합동을 이끄는 4대 요직인 총회장, 총신대 재단이사장과 총장,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기독신문 이사장은 빠짐없이 참석해 왔습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이날 예배에는 총신대 길자연 총장과 총신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가 불참했습니다. 주변에선 ‘총회와 총신대 간 힘겨루기 때문에 불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요즘 예장합동 총회는 총신대를 상대로 ‘재단이사 정년제 준수’ 등 총회 결의를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고, 총신대는 교육법상 전혀 문제될 게 없으니 법정에서 한번 시시비비를 따져보자며 맞서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양측이 서로 불편한 관계입니다. 총신대 관계자들이 이날 신년하례예배에 불참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는 거죠.

총신대는 예장합동 소속 전국교회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신학교입니다. 교단 목회자를 길러내는 ‘선지동산’이기 때문에 예장합동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모교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총신대가 지금처럼 재단이사회를 중심으로 단독 플레이를 펼치면 나중에 연세대나 이화여대처럼 교단과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학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예장합동은 1만1500여 교회, 300만명의 성도가 가입된 국내 최대 교단입니다. 한국교회 5개 중 1개가 예장합동이죠. 교단 목회자들은 이번 총신대 사태를 통해 ‘재단법인의 사유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학습했다고 합니다. 학교재단이든 선교재단이든 재단법인 형태의 조직은 이사회만 장악하면 사유화가 가능합니다. 총신대에 앞서 (재)한국찬송가공회도 이같은 방식으로 사유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는 거죠. 예장합동이 오는 9월 총회에서 총신대와 (재)한국찬송가공회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궁금해집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