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에 ‘갑질’…폭행당하고 사과까지 “적반하장”

입력 2015-01-07 09:06 수정 2015-01-07 09:20

지난해 말 주민의 폭언에 시달리던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해 숨지는 등 경비원 수난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60대 아파트 경비원이 30대 주민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피해를 본 경비원에게 오히려 사과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땅콩리턴,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경비원 조모(65)씨는 지난 4일 저녁 광주 신용동 자신이 일하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30대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고 YTN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에게 멱살을 잡힌 뒤 밀려 넘어진 조씨는 허리와 목에 통증이 생겨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사건은 경비실에 보관된 택배를 찾아가라고 몇 차례 전화를 걸어 재촉한 데서 비롯됐다.

조씨는 YTN에 “무조건 와서 폭행하는 거예요, 멱살을 잡으면서. 가만히 서 있는데 와서 발로 차버리면서”라고 말했다.

동료 경비원은 “흥분돼 얼굴이 벌겋고 신세 한탄만 하고 있더라고요”라고 전했다.

경비원을 폭행하고도 화가 덜 풀린 주민은 조씨를 해고하라며 관리사무소에 전화까지 걸었다.

이에 관리사무소측은 오히려 경비원에게 사과를 요구해 결국 조씨는 자신을 때린 주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했다.



이 사건은 현장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이 입주민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적반하장” “살벌한 인생살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경비원을 폭행한 주민은 “때린 적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