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서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는 공통점이 많은 팀이다.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어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선전을 펼치고 있다.
KT는 5일 울산 모비스를 격파하고 17승17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며 5위에 올라 있다. 그 뒤를 전자랜드가 16승17패로 바짝 쫓고 있다. 전자랜드와 창원 LG와의 승차가 2.5게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두 팀은 6강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오히려 4위 고양 오리온스를 각각 0.5게임, 한 게임 차로 추격 중이다.
KT와 전자랜드는 높이가 낮고 걸출한 선수가 없는 팀이다. 중간급 기량을 가진 선수가 대부분이다. KT의 경우 조성민이라는 확실한 슈터가 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해 경기력이 들쭉날쭉인 상태다. 하지만 이를 조직력으로 메우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
KT와 전자랜드의 상승세 중심에는 각각 전창진 감독과 유도훈 감독이 있다. 두 감독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대표적인 지략가로 손꼽히고 있다. 또 나란히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다. 이에 두 팀의 경기는 항상 박진감이 넘친다. 높이의 열세를 한 걸음 더 뛰어 상쇄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18일 1~2위를 달리던 오리온스를 격파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전 감독은 뛰어난 지략으로 상대 가드 이현민을 잡고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이후 다른 팀들도 전 감독의 해법으로 오리온스와 상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전자랜드도 유도훈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만수’ 유재학 감독(울산 모비스)조차 “전자랜드와 맞붙으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며 “생각지도 못한 전술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할 정도다.
외국인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데도 두 팀이 공통점이 있다. 2010년 열린 드래프트에서 꼴찌인 20번째로 선발돼 간신히 한국 땅을 밟은 KT 찰스 로드는 전 감독의 조련으로 백조가 돼 외국인 대표선수가 됐다. 유 감독은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이끌기 위한 조치였다.
모규엽 기자
뛰어난 스타 없는 KT·전자랜드 선전 이유는…감독 지도력과 조직력
입력 2015-01-06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