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영주 총무 “3월 北 방문… 남북교계 협력 추진할 것” 신년 기자간담회

입력 2015-01-06 16:5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한 음식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세계교회협의회(WCC) 내 에큐메니컬 조직 임원들과 한국의 교회지도자들이 각각 북한을 방문하면서 평화통일 관련 국제회의와 남북교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2012년부터 명맥이 끊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의 부활절 연합예배도 추진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연임과정에서의 잡음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달라. 연임을 반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대화는 어떻게 되가고 있나

“내가 부족하니까 통합에서 그런 사람 안됐으면 좋겠다 했을 거다. 그러나 정당한 절차를 거친 거니까 내가 성찰을 깊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할 거냐 하면 왕도가 없지만 성경 에베소서에 보면 형제를 대하되 온유와 겸손으로 하라는 말 나온다. 겸손은 헬라어 쓸 때 종이 기어간다는 의미다. 한국교회에 기어가는 심정으로 섬기겠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NCCK가 할 일은 무엇인가.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에서 남북 분단 극복을 위해 한국교회 만이 아닌 세계교회가 광복 70주년 되는 해에 국제회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오는 3월에 WCC내 한반도 평화통일 에큐메니컬 포럼 조직 임원들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제회의를 우리는 8·15 전후, 북측은 10월에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국제회의를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한반도가 남북 및 전세계 평화의 문제라는 것에 합의한 것이 중요하다. 세계교회가 협력해 평화통일 문제에 참여할 경우 강력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회차원에서 남북교류를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남북교회간 활발한 교류 협력은 다 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해 10~11월 사이에 북한을 방문하려 했는데 그쪽에서 ‘너무 추우니까 봄이 오면 하자’고 했다. 3월중 한국지도자들 방문 준비를 논의 중이다. 봄이 되면 활발한 교류가 있을 것이다. NCCK 중심의 지도자들이다. 남북교회의 평화통일 협력 부분은 남북교회 간 합의가 우선시돼야 한다. 남한교회 지도자들이 북한 방문 자체가 의미있다. 막혀있던 거리를 좁히는 게 의미 있다.”

-이영훈 목사가 전 NCCK회장인데 두 분이 얼굴 자주 뵙고 나쁜 관계 아닌데 한기총과 대화하거나 교계 문제를 같이 풀어볼 생각이 있나

“이 목사와 자주 만나고 있다. 인격적으로 훌륭해 내가 좋아하는 분이다. 다만 조직과 조직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이 있나.

-양측이 같이 할 수 있는 사안 있나. 예를 들면 부활절 예배 같은.

“부활절 예배는 기존에 해왔다. 그동안 부활절 예배를 서로 번갈아 잘 해왔는데 한기총 사태로 잠시 중단됐다. 올해는 한기총과의 연합예배를 기대해도 될 것이다. 다만 올해에는 교회가 하나되는 것과 부활절의 의미에 대해 저울질을 해야 될 것이다. 하나라는 것과 이 시대 부활절의 의미가 맞아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될 수 있는 대로 광장(바깥)에서의 예배는 사양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어느 누구와도 협의할 열린 자세 돼 있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에 쌍용차 기업노조와 면담하는데

“금년에 우리 NCCK는 개신교가 이런 모양으로 계속 가야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 같다. 교회는 이웃을 위한 존재다. 그럴려면 교회 자체가 건강해야 한다. 요즘 교회가 그런 부분에서 건강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세상 사람 보기에 좋은 교회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그런 모습 못 보이는 것 같다. 교회가 어떻게 하면 제 빛깔을 낼 수 있는지 찾아보겠다. 교회가 왜 흔들리는지 광야에서 찾아보겠다.

또 교회는 타자를 위한 존재니까 이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를 조망해봐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세월호다.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침몰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이익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짬짜미하고 사람이 계층화 도구화 됐다. 부정 부패가 상존하고 있다. 사고 난 뒤 대응하는 정부 방식 볼 때 대한민국 배는 안전한가에 심각한 회의가 붙을 수밖에 없다. 세월호 이후에도 사회구조나 행태 도덕성이 그대로 있다면 대한민국은 몰락한다. 세월호 이후의 신학을 정립할 것이다. 세월호 이후 신학 정립이란 기독교인이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하되 그 기반하에 어떻게 판단하고 행위할 것인지를 신앙고백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뜻이다. 세월호 이후 사회구조적 모순, 가치관 전도를 찾아내 사회변혁에 한국교회가 앞장서야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때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세월호에 고용된 비정규노동자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약자가 비정규노동자다. 한국교회가 비정규노동자를 매우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보고 이런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야한다고 생각한다.

-NCCK가 한국교육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는데

“현 교육에 대해 한국교회가 너무 등한히 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NCCK가 현재 교육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람중심의 교육을 찾아내고 제안하겠다. 교회교육도 인스턴트식이 많다. 교육환경이 열악해 일단 선생에게 교육받을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고 교육하는 사람이 준비할 시간도 없다. 또 교육·성경적 철학 없이 놀이 중심의 교재가 많다.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교회가 교육문제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NCCK가 이번에 교육위원회를 신설했다. 교육정책이 인간적 비인간적이냐, 성경적 비성경적이냐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