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제작한 중국 위폐 제작용 용지 발견

입력 2015-01-06 20:20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중국 경제를 교란시키기 위해 만든 중국지폐 위조용 특수용지가 일본의 한 민간 제지공장에서 발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메이지대학 평화교육 노보리토 연구소 자료관은 지난해 7월 도모에가와 제지소 시즈오카 공장에서 1940년 8월∼1941년 7월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30㎝ 길이 위폐 용지 279장을 발견했다. 용지에는 신해혁명을 주도한 중국의 지도자 쑨원(孫文)의 얼굴 옆모습을 그린 워터마크(불법복제 방지용 문양)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또 황제들이 제사지내던 곳인 베이징의 ‘톈탄’ 유적을 그려넣은 워터마크가 찍힌 용지도 함께 발견됐다. 두 문양 모두 당시 중화민국 정부가 제작한 5위안짜리 화폐에 쓰였다.

당시 중국 대륙을 통치하던 중화민국은 영국 및 미국 기술을 도입해 홍콩에서 지폐를 인쇄했다. 일본군은 태평양전쟁 발발 직후인 1941년 12월 홍콩을 점령한 뒤 원판과 인쇄기를 육군 특수무기 연구소인 노보리토 연구소로 가져갔다. 일본군이 중국 경제를 교란하고 전쟁 물자를 현지조달하고자 위폐를 제작한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위폐 제조에 민간 업체까지 동원한 정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