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압사사고, 우리가 옳다는 것 증명” 시베이대학 성명에 ‘뭇매’

입력 2015-01-06 14:26

“상하이 명절 압사 참극은 불행하게도 우리의 명절 관리가 더할 나위 없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때 학생들의 외출을 금지하며 논란을 야기했던 산시(陝西)성 시안의 시베이대학(西北大學) 셴다이학원(現代學院)이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36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참극을 두고 몰지각한 성명을 발표한 데 “더할 나위 없이 황당하다”며 분노하고 있다.

셴다이학원은 “상하이 사고가 시안에서 일어났다면, 그리고 시안 사고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했다면, 그 사고로 학생들이 죽었다면 우리의 명절(크리스마스) 관리가 빛을 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셴다이학원은 지난해 24일 오후 7~9시 전 학생이 교내에서 중화 민족의 전통 문화에 대한 선전 영화를 3시간 관람시키며 학교 밖으로 못나가게 했다. 셴다이학원은 이어 “중국의 대학들이 학생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는 이런 무책임한 학생 관리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 네티즌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전통문화를 유지 보호하자”는 학교 측의 표어를 빗대 “죽은 사람에 대한 존중도 모르는 것들이 어찌 전통문화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교문을 봉쇄하고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이 돼지를 키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따졌다.

화상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셴다이학원 측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5일 오전 스스로 홈페이지에서 성명서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