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프랑스 이야기’ 캡처
‘새해야, 오지 마라!’…프랑스의 특이한 ‘새해 반대 시위’
2005년 프랑스의 남부 낭트에서 결성된 ‘새해반대전선’(포나콩)이라는 단체는 매년 새해가 오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낭트에서 ‘결성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이 단체의 ‘지도부’는 회견장에 마치 테러리스트처럼 두건과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단체의 지도자는 “시간이 흐른다는 건 지구와 우리가 무덤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간다는 뜻”이라며 “이 비극을 기뻐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며 매년 새해 반대 시위를 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 2009년에 이들은 UN 세계 본부 앞에 찾아가 새해 반대 시위를 벌이려했지만 신종플루 때문에 허가가 안나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는군요. 그럼에도 이들의 특이한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캡처
‘새해엔 물처럼 축복이 쏟아지기를!’…태국 송크란 ‘물총 축제’
태국의 새해맞이 축제는 특이하게도 1월 1일이 아닌 4월 13일에 열립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불교인 태국이 지키는 달력인 타이력에서는 4월 13일이 정월 초하루인 새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태국에서는 이 날을 ‘송크란’이라고 부르는데 우리에게 설날 연휴가 있는 것처럼 이때를 기리기 위해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매년 축제를 벌입니다. 태국의 다양한 축제 중에서도 단연 가장 유명한 것은 다름 아닌 ‘물총 축제’인데요. ‘물총 축제’는 길거리에서 행인들이 서로에게 물총을 쏘며 즐기는 것인데 이는 태국에서 ‘물 뿌리기’가 타인에게 부처의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여기엔 ‘지난해의 묵은 기억을 씻어버리자’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외환은행 블로그 캡처
‘새해가 와도 그 때를 잊지 말아라’…파라과이의 불이 없는 ‘냉식일’
파라과이의 새해맞이는 다소 비장합니다. 파라과이에선 한창 추운 겨울인데도 12월의 마지막 5일을 ‘냉식일’로 정하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불을 사용하지 않은 찬 음식을 먹는데요. 그건 ‘냉식일’이 불을 이용하지 않고 조리한 음식을 먹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 뒤에야 불을 이용한 갖가지 만찬을 성대하게 차려 먹으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냉식일’의 기원은 40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파라과이 인들은 스페인의 식민 통치에 저항해 싸우고 있었습니다. 근데 새해가 시작되기 5일 전 식량과 탄약이 떨어져 고전했는데도 그들은 불굴의 의지로 버텼고, 새해에 도착한 지원군의 덕에 스페인 군대를 물리쳤는데 이를 기리기 위해 ‘냉식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세계 3개국의 독특한 ‘새해맞이’ 풍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의미와 문화가 담긴 독특한 풍습이었는데요. 이는 그저 흥미 때문만이 아니라 올 한해 동안 건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자는 의미에서 ‘첫 단추를 잘 꿰자’는 다짐과 격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여러분은 보다 ‘다정다감’한 2015년을 만들기 위해 어떤 ‘첫 단추’를 꿰셨나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