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조선 변화의 중심’ 탑골의 모든 것 보러 오세요

입력 2015-01-06 14:03

박지원, 이덕무, 유득공 등 18세기 조선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던 북학파 실학자들은 서울 종로2가 탑골에 살았다. 이들은 ‘백탑파’로도 불렸다. 북학파 실학자들이 탑골공원내 유리 보호각에 보존돼 있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중심으로 이웃해 살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많은 노인들의 휴식처가 된 탑골공원이지만 18세기만해도 조선 사회 변화의 중심이었다. 백탑파 실학자들은 당시 지배이념인 성리학이 관념적으로 흐르던 것을 거부하고 민생을 보듬는 이용후생의 학문을 추구했다. 이들은 조선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청의 발달된 문물을 수용해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9일부터 3월 29일까지 북학파 실학자 ‘백탑파’와 그들이 꿈꾸던 세상이야기를 담은 ‘탑골에서 부는 바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북학 관련 자료뿐 아니라 이덕무 등 4명의 시를 뽑아 엮은 시집으로 중국에도 널리 알려진 ‘한객건연집’, 유득공이 지은 18세기 한양의 세시풍속지 ‘경도잡지’ 등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선명하게 보이는 ‘탑동연첩’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백탑파의 일원으로 규장각 검서관을 지낸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은 정조의 명을 받아 18세기 역동적인 한양의 모습을 노래한 ‘성시전도시’를 지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시전도시가 대규모로 최초 공개된다. 또 백탑파의 발자취를 따라 북악산-탑골-운종가-청계천과 수표교-남산으로 이어지는 한양 도성의 종축면을 구현해 18세기 한양의 공간을 전시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