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영남권 양강 구도에 수도권 맹추격

입력 2015-01-06 09:18 수정 2015-01-06 09:22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조기에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5월 8일 실시돼야 정상이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임기가 5월 7일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완구 총리설’이 나오면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예정보다 빨리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새누리당 복귀도 기폭제가 됐다. 원내대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청와대가 이 의원을 새누리당으로 돌려보냈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나돈다.

현재까지는 영남권 후보인 이주영 유승민 의원의 양강 구도에 수도권 의원들이 맹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4선의 이 의원은 경남 창원마산합포가 지역구다. 그는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광범위한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 두 번 출마해 고배를 마신 게 이번에는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동안 다져놓은 의원들과의 끈끈한 관계가 강점이다.

유 의원은 대구 동을이 지역구다. 대구·경북(TK) 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이 표밭이다. 상대적으로 빨리 선거운동에 뛰어든 유 의원이 부동층 의원들의 마음을 선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모두 부산·경남(PK)과 TK 출신이라 “새누리당에는 영남 밖에 없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수도권 원내대표론이다.

수도권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하는 의원은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원유철(경기 평택갑) 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이다. 이들 모두 경기도 출신 중진 의원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들 의원은 5일 입을 맞춘 듯 같은 얘기를 했다. 이들은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절반에 해당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영남권 인사들로만 채워진다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수도권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릴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영남 정당을 넘어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선 차기 원내대표는 수도권 출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 내부의 교통정리도 관심사다. 현재 친박의 지지를 받는 인사는 이 의원과 홍 의원이다. 이들이 모두 나가면 표가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친박 내부에서 적지 않다. 친박이 당내 고른 지지를 받는 이 의원과 친박 핵심 인사인 홍 의원 중 누굴 선택할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결국에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비박 구도로 치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청와대가 물밑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도 변수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