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구체성 없이 "전후 70년담화에 전쟁반성 담겠다" 되풀이

입력 2015-01-05 23:2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후 70년을 맞이해 올해 발표할 이른바 ‘아베 담화’에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겠다고 5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기존에도 몇 차례 밝힌 입장이고,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아 실제 담화가 나와 봐야 진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전후 70주년이라는 시점을 맞이해 아베 정권은 앞선 큰 전쟁에 대한 반성, 전후 평화국가로서의 행보, 그리고 앞으로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이나 세계를 위해서 어떻게 더 공헌을 할 것인가 지혜를 모아 생각하고 새로운 담화에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새 담화가 침략 전쟁과 식민 지배에 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할 것인지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아베 내각으로서는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사 인식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서 이어가고 있다. 또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후 70년간 일본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인권을 지키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는 국가를 만들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평화·발전·민주화에 크게 공헌했다”고 덧붙였다.

전후 70년 담화에 관한 이날 발언은 기존에 아베 총리가 국회 답변이나 방송 출연 등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결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표현이 담화에 반영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회견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각료 11명과 함께 이세신궁을 참배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시설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스쿠니신사와는 차이가 있으나 보수층이 특히 신성시하는 장소이며 현직 총리의 방문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