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중국여행’에 속아 감금당한 여고생 메신저 이용해 탈출

'공짜 중국여행' 미끼에 속아 중국에 갔다가 납치당한 여고생이 메신저를 이용해 탈출에 성공했다.

경찰청은 무료 중국여행을 시켜주겠다고 꼬드겨 여고생을 중국으로 유인해 감금한 뒤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인질강도)로 A(49·무직)씨를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선양시에 체류하던 A씨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여고생 B(17)양에게 무료로 중국여행을 시켜주겠다며 실제로 항공권을 제공, 지난해 12월 29일 B양을 중국으로 들어오게 한 뒤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후 지난 4일 오후 4시40분쯤 B양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B양을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

B양의 부모는 협박전화를 받고 30여분이 지난 오후 5시13분쯤 경기 이천경찰서에 납치 사실을 신고했다.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B양이 A씨 몰래 가족에게 전송한 주변 건물과 전경 등의 촬영 영상을 중국 주선양 한국총영사관과 중국 공안에 제공해 감금 장소를 파악하게 했다.

B양은 숨겨뒀던 노트북에 메신저를 깔고 부모에게 연락해 감금당한 아파트로 이동할 때까지 본 길에 대해 설명했다. B양은 경찰 지시에 따라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거리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보내기도 했다.

신고 접수 후 8시간 만인 이날 오전 1시쯤 중국 공안이 감금 현장을 진입해 B양을 안전하게 구출하고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중국 공안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A씨를 국내로 송환해 보강 수사를 벌인 뒤 형사처벌할 예정이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