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용인, 철새도래지서 고병원성 AI 확인

입력 2015-01-05 23:07

경기도 이천에 이어 용인 양돈농가에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기도에도 구제역이 본격 상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해당 농장은 지난달 중순 사육 중인 돼지 전체를 대상으로 예방백신까지 접종한 것으로 밝혀져 방역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용인시는 5일 9시30분쯤 처인구 원삼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3마리에서 수포 등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이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경기도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농장은 대형 돈사 4곳에서 돼지 18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특히 이 농장은 지난달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온 이후 모든 돼지에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발병을 막지 못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구제역 의심증세를 보인 돼지의 혈액 등을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도축산위생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근처에는 대단위 돼지사육농장이 밀집해 있어 전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 농가에서 반경 3㎞ 이내 농장에서는 돼지 1만5800여 마리와 소 1640 마리가 사육 중이고 특히 인접한 백암면에는 80여 농가에서 돼지 14만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용인시의 한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곡산리 청미천에서 ‘새오리’의 분변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 AI인 ‘H5N8’형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 방역대책본부는 반경 10㎞ 내 농가 80여 곳의 닭·오리 등 가금류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닭에 대한 출하금지 조치는 이르면 6일 해제 되겠으나 오리는 일주일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