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켄트시의 ‘에드워드 왕자의 터널’ 지하보도는 안전사고와 공공시설 훼손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우범지역이었다. 그런데 지하보도에 ‘말러의 교향곡’ 등 클래식 음악을 방송한 후 범죄와 안전사고가 사라졌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미니에폴리스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경전철 정류장 근처에 노숙인과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소란을 떠는 일이 잦자 클래식 음악을 방송했고 그 후 주변을 배회하던 청소년들이 자취를 감췄다.
클래식 음악이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건 통계로도 입증된다. 영국 런던시는 범죄가 빈번한 40여개 지하철역에서 클래식 음악을 방송했다. 그 중 한 곳인 엘름파크역에선 18개월 동안 실제로 강도가 33%, 승무원 공격이 25%, 기물 파손이 37% 줄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웨스트팜비치시도 1999년 시 전체에서 발생한 23건의 살인 사건 중 6건이 일어난 탬머린드 애버뉴 등에서 베토벤 교향곡 1번을 방송하자 2001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범죄 발생건수가 119건에서 83건으로 줄었다.
서울시가 이런 효과에 착안해 올해 우범지역 5곳을 선정, 클래식 음악을 방송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자치구, 서울경찰청 등과 협력해 4월 중 인적이 드문 골목이나 지하보도, 외곽 정류장 등 총 5곳에 스피커를 설치해 클래식 음악을 방송할 계획이다.
이예림 시 안전총괄팀장은 “클래식 방송을 통한 범죄예방 사업에 대해 용역이 진행 중”이라며 “다음 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장소와 방송 형식 등을 정해 4월부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시, 클래식 음악 방송을 통한 범죄예방 사업 추진한다
입력 2015-01-05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