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섬뜩한 내용의 글이 신년초 누리꾼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휴일이었던 4일 새벽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장문의 글인데,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사연이 너무 기가 막혔다.
자신을 전과자라고 밝힌 글쓴이가 ‘살의’를 느낄만큼의 기막힌 사연은 ‘잘못된 만남’에서 비롯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 명품휠점을 운영하는 글쓴이는 3년전 자신보다 5살 많은 손님을 알게 됐는데 서로 호형호제하면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 이 형님과 결혼을 약속한 4년차 여자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면서 악연이 시작됐다.
당시 술자리에서 이 형님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보고 ‘미스 코리아’라며 자꾸 추켜세우고 관심을 보였던 것.
몇 개월후 글쓴이는 집안 문제로 여자친구와 생각할 시간을 갖던 중 여자친구의 핸드폰에서 이 형님의 전화번호를 발견했다.
깜짝 놀란 글쓴이가 여자친구에게 이유를 물으니 여자친구는 “당시 술자리에서 (자신이)화장실 간 사이 그 형님이 일방적으로 입력했다”고 설명하고 연락은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글쓴이와 여자친구는 무슨 이유로 단기 결별하게 됐고 여자친구의 친구를 통해 안부를 구해보니 그 형님이 자꾸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와 난감해하고 있더라는 소식을 들었다.
일은 지난 12월18일 터졌다.
글쓴이와 여자친구는 결별전 휴대폰을 자주 잃어버리는 버릇 때문에 서로 위치추적 어플을 깔았는데 그날 밤 이 어플를 우연히 실행해보니 여자친구의 위치가 성남의 모모텔로 나왔던 것.
‘혹시나’ 떨리는 마음으로 차를 몰로 그 모텔로 가 밤새 기다리다 모텔에서 나오는 여자친구 옆엔 바로 그 형님이 서 있었다고 한다.
순간 이성을 잃은 글쓴이는 술 취해 데려다줬다고 변명하는 형님을 몇 대 때리고 뒤돌아서 왔다.
글쓴이는 “이글을 올리고 (범죄로)뉴스에 접할 수도 있지만 뉴스가 왜곡되어 나올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사연을 띄운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점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이런 사연이 있다는 것만 알아달라”며 ‘실행’을 선언하며 끝을 맺었다.
글이 나가자 하루만에 8만 조회수를 넘기며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고 이성을 호소하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 탓이었을까.
글쓴이는 5일 새벽 다시 ‘여친 문제로 글쓴이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새해에도 술독에 젖어 있었는데 글을 올리고 일면식은 없지만 격려와 충고 정말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자를 받아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회원님들의 댓글을 보고 싹 다 정리하고 저만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사람을 죽이고 싶습니다’라는 섬뜩한 글…대체 무슨 이유로?
입력 2015-01-05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