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졸업 유예’ 폐지 움직임…취업 준비생들 어쩌라고

입력 2015-01-05 10:56
국민일보DB

일부 사립대가 졸업유예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학생들 사이에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5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등록금을 내지 않고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0학점 등록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2015학년도 1학기부터는 정규 학기인 8학기 이상을 등록하고 정해진 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에 대해 학사학위 수료를 인정하는 '과정수료제'를 신설하는 내용의 학칙개정안을 지난달 말 공고했다.

그동안 학생들은 졸업논문을 내지 않거나 채플을 이수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재학생 신분을 유지했다.

그러나 과정수료제가 도입되면 최소 학점을 채운 학생은 졸업을 미루고 싶어도 더 이상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수료생이 되지 않으려면 등록금의 6분의 1 이상을 내고 1학점 이상 추가 등록해 수업을 들어야 한다.

학생들은 구직서류에 재학생이 아닌 수료생으로 기재되면 취업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공모전이나 인턴제도에 지원할 수 없다.

서울시내 다른 사립대들도 졸업유예 제도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며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건국대는 졸업을 유예하려면 1학점 이상 수강신청을 하고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으로 학칙을 개정해 새 학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서강대는 영어성적을 제출하지 않고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늘자 졸업요건에서 영어성적 제출 요건을 없앴다.

대학들의 이 같은 조치는 취업난 때문에 재학생이 쌓이면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늘어나 각종 대학 평가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등록금을 더 내게 되면 학교 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