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놓고 딜레마 빠진 김무성 대표

입력 2015-01-04 16:22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임명을 강행하면 계파갈등이 폭발하고, 철회하면 자신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는 진퇴유곡의 상황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4일 “당분간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안이 올라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내부 설득과정을 거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단 박 이사장 임명에 반대 입장인 서청원 최고위원 등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결정을 미루고 갈등 봉합에 나서겠다는 스탠스다.

현재로선 친박(친박근혜)계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0일 ‘국가경쟁력 강화포럼’ 송년회에서 박 이사장 과거전력을 성토하며 ‘절대 불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집단 반발은 공교롭게도 같은 달 19일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중진 간 회동이후부터 터져 나와 박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김 대표로서는 이미 기정사실처럼 굳어진 박 이사장 내정을 철회할 경우 정치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당장 처리해야할 현안에 집중하면서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은 최대한 미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