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새해 들어 악수를 하지 않는다.
지난 연말 에볼라 관련 5개국을 모두 돌아 본 때문이다. 반 총장은 지난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에볼라가 기승을 부린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과 말리, 가나 등을 둘러봤다.
방문을 마친 뒤 미국에서 한 때 논란이 됐던 ‘21일 격리조치’를 따르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평소대로 업무하되 손으로는 악수하지 않고 팔꿈치로 툭 치며 인사하는 ‘보완조치’를 하기로 했다.
반 총장은 에볼라 출장을 마친 뒤 뉴욕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보건·의료 점검을 받았다. 또 방문 뒤 21일이 지난 오는 10일까지 의무적으로 뉴욕 보건당국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체온과 구토 증상 여부 등을 통보해야 한다. 여기에 유엔 소속 의료진도 별도로 체온과 증상을 점검한다.
이번 출장에 대해 유엔 경호팀은 에볼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서 어떻게 국제사회에 에볼라 통제를 독려할 수 있느냐”며 거절했다.
다만 반 총장은 자신을 수행할 유엔 직원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의식해 방문단의 규모를 크게 줄였다. 통상 반 총장의 공식 출장에는 최소 12명 이상의 참모들이 수행한다.
그러나 이번 에볼라 방문단은 반 총장을 포함해 5명으로 꾸려졌다. “수행단을 최소화하고 남성으로 하되 희망자에 한한다”는 반 총장의 지시도 내려졌다. 반 총장 일행이 에볼라 창궐 국가에 진입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 국가로 진입하는 항공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근 국가까지는 민항기를 탄 뒤 이후에는 낡은 유엔기를 타고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반 총장의 방문에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누구도 선뜻 찾으려 하지 않는 곳에 몸을 사리지 않고 와준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현지 공항에는 해당 국가의 각료 전원이 나와 반 총장을 맞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반기문 총장, 새해들어 악수 안한다? 阿 5개국 방문 후 ‘조심 모드’
입력 2015-01-04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