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작렬한 호주 남부지역에 30여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주민 수천 명이 대피하고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호주 국영 ABC방송 등 현지 언론은 남호주(SA)주 마운트 로프티 산맥에서 전날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애들레이드 쪽으로 번지면서 큰 피해를 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불은 최소 10채 이상의 가옥을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으며 주민 1명이 실종되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산불이 1983년 SA주와 빅토리아주에서 발생해 70명 이상이 숨지고 가옥 수천 채가 소실됐던 이른바 ‘재의 수요일’ 이후 최악의 산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지역소방대는 소방대원 500여명과 소방장비를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은 강풍을 타고 애들레이드 힐스 쪽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이 지역은 와인 산지로 유명하다.
제이 웨서릴 SA 주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위험지역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권고했다. 브렌튼 에덴 SA주 지역소방대 대변인은 “(수시로 방향이 바뀌는)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이 매우 불규칙하게 번지면서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애들레이드 북부지역을 비롯한 반경 10~15㎞ 지역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2일 애들레이드 등 SA주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섭씨 46도에 이를 정도로 치솟았고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 발생이 우려됐었다. SA주와 인접한 빅토리아주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으며 이미 3500헥타르 이상이 전소됐다.
멜버른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1도로 예보되는 등 3일 빅토리아주 주요 지역의 수은주가 대부분 40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주 내 전 지역에 화기 사용 금지령을 내리는 등 최고 수위의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호주 남부 30년 만에 최악 산불…피해 속출
입력 2015-01-03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