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감자가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난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8세 여아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해 수감자 관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마닐라 외곽의 빌리비드 교도소에서 수감된 아버지를 면회 온 8세 여아가 화장실에서 반나체 상태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발견 당시 여아는 하반신 옷이 벗겨지고 목에는 밧줄이 묶인 채 화장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레일라 데 리마 법무장관은 현지 ABS-CBN 방송에 출연해 “한 수감자가 여아를 성폭행할 의도로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했다”며 “조금만 늦게 발견됐더라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마 장관은 “교도관의 부주의나 직무유기 가능성을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빌리비드 교도소에서 일부 수감자들이 호화생활을 한 사실이 밝혀진 지 3주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전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교도소 단지를 급습해 강력 범죄조직 두목들이 수감된 시설에서 스트립 댄서를 위한 전용 무대와 거품 욕조, 평면 TV, 드럼 등을 발견했다. 심지어 한 수감자는 교도소에서 직접 발라드곡을 수록한 앨범을 냈고, 내부 체육관에서 쇼를 선보인 뒤 이를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 수감시설은 수감자들이 교정 당국에 뇌물을 주고 교도소 내에 지은 소형주택 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와 부패에 대항하는 자원봉사회’의 단테 히메네스 회장은 “분노로 치가 떨린다”며 빌리비드 교도소를 섬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필리핀 ‘호화 교도소’서 면회온 8세 여아 성폭행 미수… 시민들 분노
입력 2015-01-03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