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기러기 비유해 국정주체 노력당부

입력 2015-01-02 20:19

박근혜 대통령이 2일 5부요인을 비롯한 입법·행정·사법부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청와대 신년 인사회는 새해 주요 국정기조를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적극 참여를 당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을미년 새해에도 ‘통일기반 구축’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다시 한번 매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특히 ‘기러기’를 언급하면서 국정 주체들의 선도적 노력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 ‘통일 준비’ 강조, 원칙도 지속?=박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주요 주제도 역시 경제 살리기와 통일 기반 구축으로 요약된다. 박 대통령은 우선 통일 문제와 관련해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역사적 과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통일에 대해 “구체적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 본격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 준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인사회 참석자들이 박근혜정부의 3년차 통일 준비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 계속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5·24조치 해제를 요구한 문 비대위원장에게 “(야당이) 5·24 조치만 해제하라고 하면 협상이 되겠느냐”고 한 것이다. 협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우리가 먼저 나서서 5·24조치 해제를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결국 박 대통령은 남북대화 진행상황과 관계진전 추이를 봐가면서 인도적 지원,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다시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안보 문제에 관해선 적극적으로 협조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대화를 해야 풀어지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북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또 “남북문제로 반전의 기회를 삼고 어머니 리더십 같은 100%의 국민 대통합을 이뤄 달라”고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기러기’ 비유로 국정화합 당부=박 대통령은 새해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을 기러기 무리에 빗대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기러기가 겨울을 나기 위해 먼 거리를 날아갈 때 브이(V)자로 무리지어 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며 “앞장서서 날아가는 기러기들이 호흡을 맞춰 날갯짓을 하면 공기의 흐름이 상승기류로 바뀌어 뒤따르는 기러기들의 비행 능력을 70% 이상이나 높여준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지자체 경제계 등 국정주체들이 손발을 맞춰 앞장서서 노력하고 헌신하면 국민의 삶의 무게가 그만큼 가벼워질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본격 이행도 핵심 국정과제로 삼을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도 수많은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국민을 위한 한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활력 넘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가석방·인적쇄신론도 건의=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덕담을 통해 기업인 가석방을 우회적으로 건의했다. 김 대표는 “기업인이 힘을 갖고 사기를 회복해 열심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도와주고 협조할 중요한 시기”라며 “그렇게 해서 국민이 경제위기 극복에 희망을 갖고 잘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도 헤드테이블에서 박 대통령에게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완전한 국정쇄신’을 주문했지만, 박 대통령은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년 인사회는 박 대통령 인사와 정의화 국회의장의 건배 제의, 양승태 대법원장 등의 덕담과 정홍원 총리의 새해 다짐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