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비서실장의 '파부침주'

입력 2015-01-02 20:03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대통령 비서실 시무식에서 ‘파부침주’(破釜沈舟·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탈 배를 가라앉힌다)’란 고사 성어를 언급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분발해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어가자는 의미다.

지난해 몇 번의 인사 실패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사건으로 교체설이 나돌던 김 실장이 이처럼 강하게 말한 것은 그대로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간접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실장은 2일 청와대 비서실 시무식에서 “돌이켜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불충(不忠)한 일들이 있어 위로는 대통령께, 나아가서는 국민과 나라에 많은 걱정을 끼친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국가원수를 모시고 근무하는 우리들 가슴이나 머리에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에 직위를 이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충(忠)이 무언가, 한자로 쓰면 (마음의) 중심이다. 중심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염두에 둔 듯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군기가 문란한 군대는 적과 싸워 이길 수가 없고, 기강이 문란한 정부 조직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금년엔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자기자신을 반성하고 이심(異心), 다른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여기 근무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배수의 진을 치고 옛 고사에 나오듯 ‘파부침주’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