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카페리에서 가장 마지막에 탈출한 이탈리아인 선장이 “나를 영웅으로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AFP통신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하던 중 화재가 난 카페리 ‘노르만 애틀랜틱’호의 선장 아르길리오 지아코마치(62)가 “나를 영웅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 나는 배에 탄 모든 사람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고 말했다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노르만 애틀랜틱호는 지난달 28일 그리스 남서부 파트라스항을 출발해 이탈리아 안코나를 향해가던 중 차량 적재 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빠른 구조와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최악의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이 사고로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외신들은 탑승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밀항자 등을 더하면 사망자가 최소 18명에서 최대 98명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봤다.
지아코마치는 400여명의 승객이 모두 내린 뒤 배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그는 2012년 이탈리아 초호화 유람선 콩코르디아호 좌초 당시 승객보다 먼저 배를 탈출한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과 비교되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지아코마치는 선박의 적재나 사고 대처 등에 잘못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는 1일 5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양 작업이 시작된 노르만 애틀랜틱호는 2일 이탈리아 브린디시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마지막 탈출’ 이탈리아 선장 “영웅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
입력 2015-01-02 16:06 수정 2015-01-02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