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커피 외부인에 팔지말라” 조현민, 이번엔 커피숍 불공정 영업 논란

입력 2015-01-02 13:22 수정 2015-01-02 17:51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이번에는 커피숍 불공정 영업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2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조 전무가 대표이사로 있는 정석기업은 한 달여 전인 지난해 11월 인천시 중구 신흥동 정석빌딩 1층에 있는 커피숍 ‘기브유’(Give U) 측에 외부 이용객에게 음료를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1974년 설립된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업과 빌딩 관리를 하는 회사로 한진그룹 계열사다. 정석빌딩과 함께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을 소유하고 있으며 조 전무는 2010년 정석기업 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기브유는 2013년 12월 인천항만공사와 사회적 협동조합 ‘오아시아’가 협약해 만든 카페로 수익금 전액을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쓰고 있다.

건물주인 정석기업 측의 요청에 따라 기브유는 “항만 출입증이 없으면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최근 들어 외부인에게는 음료를 팔지 않고 있다.

이 커피숍은 시중 커피 전문점에서 4000원가량인 아메리카노 한 잔을 1000원에 판매해 그동안 인근의 인하대 병원 인턴 의사 등 직원들이 자주 이용했다.

인하대병원의 한 인턴 의사는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에서 “원래 병원 안에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자주 이용했지만, 인근에 저렴한 커피숍이 생기자 인턴들이 옮겨갔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 프랜차이즈 커피숍만 이용해야 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썼다.

인하대 병원 건물에는 조 전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 커피숍 ‘이디아’가 입점해 있다. 이 때문에 인근 건물에 저렴한 커피숍이 생긴 이후 조 전무가 운영하는 커피숍의 매출이 줄자 정석기업 측이 외부인 판매 자제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이윤 창출이 아닌 공익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의 운영을 건물주가 과도하게 제한해 불공정 영업 행위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조 전무와 정석기업의 행태는 기업 윤리를 저버리고 대기업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지역 상권을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커피숍 ‘이디아’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근거로 인하대병원 건물에 ‘이디아’뿐만 아니라 파리바게뜨, 파파이스 등 3곳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입점 할 때도 주변에 커피숍이 이미 있어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며 (정석기업이) 허가해 주지 않아 계속된 설득 끝에 개점했다”고 말했다.

정석기업 관계자는 “계약과 달리 외부인에게도 커피를 판매 해 애초 승인 사항을 준수하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이디아 커피숍의 판매 촉진을 위해 기브유 커피숍의 영업 활동을 제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