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경쟁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오른쪽 사진) 후보와 박지원(왼쪽) 후보가 1일 차례로 광주 무등산을 찾아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두 후보는 서로 자신이 ‘호남의 적통’이라며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당권·대권 분리론’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먼저 무등산을 찾은 박 후보는 오전 8시 무등산 입구 문빈정사에서 “전국을 돌며 당원들로부터 친노·비노 계파싸움을 하지 말고 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는 큰 요구를 받았다”며 “광주 시민들이 통합 대표로서 박지원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전대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 후보를 견제했다. 박 후보는 무등산 방문 직후 상경해 이희호 여사 및 ‘국민의 정부’ 인사들과 신년교례회를 하고, 다시 광주로 내려갔다.
당초 오전에 무등산을 찾으려다 오후로 방문시간을 옮긴 문 후보는 산행에서 “광주·전남은 당의 종갓집”이라며 “원래 집안이 어려우면 될 성 부른 자식을 밀어주고 장래를 맡긴다”고 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의 될 성 부른 자식은 저”라며 “종갓집 어른들이 저를 밀어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후 김해시 봉하마을로 이동,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새해 첫 행선지를 봉하마을이 아닌 광주로 택한 것은 그만큼 호남 표심을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는 호남 주민들이 ‘새정치민주연합’보다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에 더 익숙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당명 변경을 두고도 경쟁을 벌였다. 박 후보가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하자, 문 후보도 “안철수 의원의 양해를 얻어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려 한다”고 제안했다. 문 후보와 박 후보는 다음날 각각 부산과 광주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문재인·박지원 같은 날 무등산 산행…호남 표심 잡기 신경전
입력 2015-01-01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