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도통신 “소니영화사 협박에 北 정찰총국 관여”

입력 2015-01-01 16:3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소니 영화사 관계자들에게 보내진 협박 이메일이 북한 정찰총국과 관련돼 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와 관련해 소니 영화사 간부에게 발송된 이메일 가운데 일부는 정찰총국 산하의 해커가 중국 선양(瀋陽)의 IP 주소를 이용해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상황을 아는 외교 당국자가 밝혔다.

FBI는 이 해커가 선양의 IP 주소를 이용해 소니 영화사 간부에게 협박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전자 정보를 송수신한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국 측은 중국 정부에 해당 IP 주소에 관한 정보 제공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며, 사이버 공격 저지의 열쇠를 결국 중국이 쥐게 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에 접속 장애를 일으킨 것이 미국 정부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해커 집단이 벌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집단은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와는 별도의 조직인 것으로 추정되며 FBI가 미국 내 해커를 포함해 용의선상에 있는 이들의 동향을 추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는 언론사를 상대로도 해킹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정치전문지 ‘힐’에 따르면 FBI와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24일자로 발행한 공동 정보회람을 통해 ‘GOP’로 알려진 해커들이 소니 영화사에 이어 가까운 미래에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하겠다는 뜻을 암시했다고 밝혔다. 이 해커들은 지난달 19일 소니 해킹사건 조사결과와 관련한 FBI와 한 언론사의 발표내용을 조롱하면서 이 같은 위협을 가했다고 이 회람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소니 영화사는 ‘인터뷰’를 유료 TV 채널을 통해서도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컴캐스트, 타임워너 케이블,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 월마트 스토어 등 10개 유료 TV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지난달 24일부터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애플 아이튠스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이 영화를 공급하고 있다. ‘인터뷰’를 상영하는 미국 내 극장도 애초 300여개 독립 영화관에서 2일부터는 580곳으로 늘어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