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전문가들은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용의’ 등을 담은 신년사와 관련, 한층 심화되는 국제적 고립 속에 남북대결 보단 대화 노선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개막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도 함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를 풀지 않고 경제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노선을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중국, 미국과의 관계 등 다른 데서도 발판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현실을 직시한 일종의 실용노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북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2월 설 연휴에 추진한다면 1월 초부터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열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김 제1비서가 정상회담을 업적으로 내세우고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뚫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제1비서가 원산, 금강산 지역에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금강산 관광은 우리와 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관광 재개를 통해 남측과 경제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작년보다 더 구체성 있게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며 “북한이 올 한해 공세적으로 후속 대화제의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남북 양쪽 정권 모두 집권 3∼4년차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연성 있는 태도를 통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제1비서가 대외관계 부분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다”며 “북한은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서 미국 등 대외관계 확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도에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군사 연습의 중단, 상대에 대한 사상과 제도 강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정은 신년사]전문가 진단-대결보단 대화 선택...자신감의 발로
입력 2015-01-01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