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말 시상식 말말말…“하고싶은 프로그램이 12개 남아있습니다”

입력 2015-01-01 10:38

2014년 연말 시상식은 어느 때보다 개성 넘치는 수상자들과 시상자들의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수상을 정중히 거부한 배우 최민수부터 수상 소감과 함께 멋들어진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박영규까지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는 수상 소감을 모았다.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부장 검사로 출연 중인 최민수는 30일 MBC 연기대상에서 황금연기상 수상자로 뽑혔지만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시상식 자체를 불참한 대신 메모를 후배 백진희에게 낭독케 했다.

“문희만입니다.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렇죠? 그래서 죄송스럽지만,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 합니다.”

KBS 사극 ‘정도전’에 이인임으로 출연했던 배우 박영규는 31일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은 뒤 소감을 통해 “세월호 가족 여러분, 내년에 힘차게, 용기를 잃지 말고 살자”고 전했다. 수년 전 아들을 잃은 박영규는 “이렇게 좋은 날 늘 보고 싶은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을 언급했고 베르디의 오페라 ‘축배의 노래’ 한 대목을 열창했다.

방송인 이경규는 30일 SBS 방송연예대상에서 강호동, 유재석, 김병만 등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하면서 “후배 여러분 발목을 잡아 너무 죄송하다. 프로그램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상복이라는 건 무시 못 한다”며 웃음을 유도했다.

SBS 김일중 아나운서는 30일 방송연예대상에서 예능 뉴스타상을 받은 뒤 영화 '명량'의 명대사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를 패러디해 “아직 하고 싶은 12개의 프로그램이 남아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31일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전지현은 앞서 10대 스타상을 받으면서 “영화 위주로 하다 보니 10대들은 저를 못 알아보기도 한다. 10대 스타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는 엉뚱한 소감을 전했다. SBS가 10명의 스타에게 수여하는 10대 스타상을 10대들이 뽑은 스타상으로 오해해 나온 해프닝이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