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은 나의 해” 양띠 스포츠 스타들의 포부

입력 2014-12-31 16:54

양(羊)은 높은 곳을 좋아하는 습성을 지녔다. 이에 걸맞게 양띠 스포츠 스타들이 2015년 더욱 높은 곳을 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1991년생부터 1979년생 베테랑 그리고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1967년생 및 1955년생을 살펴봤다.

먼저 24살 양띠 선수로는 여자 축구계의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꼽힌다. 지소연은 올해 일생일대의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캐나다 여자월드컵이다. 한국은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은 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월드컵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국가대표로 선발된 ‘양띠 동갑 3인방’ 이정협(상주 상무), 남태희(카타르 레퀴야), 장현수(중국 광저우 부리)는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슈틸리케호의 선봉이다. 특히 대표팀에 깜짝 선발된 이정협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프로농구 KT의 가드 이재도와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토종 에이스 전광인도 기대주다. 이재도는 올 시즌 스피드에 슛 감각까지 좋아지면서 KT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최근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는 주니어 팀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전광인 역시 외국인 선수가 판치는 프로배구 공격 분야에서 전후를 가리지 않는 화력을 뽐내며 공격 성공률 2위(56.22%)에 올라 있다.

여기에 30대 중반 나이에도 왕성하게 뛰는 양띠 스타들이 있다. 프로축구에서는 2014년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달리는 이동국(전북 현대)의 도전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동국의 올해 목표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프로야구에는 ‘꾸준함의 대명사’인 박용택(LG)과 박한이(삼성)가 활약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과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각각 4년 기간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영원한 LG맨과 삼성맨으로 남은 두 선수는 소속팀의 선배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와 양준혁(은퇴)의 최다 출장 및 연속 안타 기록 등에 도전한다.

‘사격의 신’ 진종오(KT사격선수단)에게 2014년은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한 해였다.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4년간 깨지지 않던 50m 권총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손에 넣지 못했다. 10월 임기 4년의 국제사격연맹(ISSF) 선수위원으로 뽑힌 그는 목표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한발 더 다가섰다.

양띠 스포츠 스타 가운데는 지도자들도 있다. 지난해 말 프로야구 두산의 사령탑에 오른 김태형(48) 감독은 지도자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60세 동갑이자 배구판의 영원한 라이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올해도 단 하나뿐인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7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신 감독에 맞서 만년 2인자 김 감독이 설욕전을 펼칠 지 관심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