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잔해를 철거하면서 기준 농도 이하의 비산방지제를 사용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방사성 분진이 인근 지역에 퍼져 방사능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산방지제는 표면에 분사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굳는 알칼리성 액체다. 공사현장에서 피어오르는 석면 등 유해먼지를 막는 데 쓰인다. 일반적으로 원액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10배 이내로 희석한 뒤 매일 분사하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2012년 8월부터 1년동안 원자로 3호기를 철거하면서 100배 정도로 희석한 약제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분사 빈도도 수일이나 수주일에 1회뿐이었다.
방지제 제조사 측은 “100배 희석액은 사실상 물이나 다름없다”며 “한번 뿌린 뒤 수일 이상 방치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어 먼지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방사성 분진이 발생해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6700배까지 급증하면서 작업자 12명이 오염됐다. 지난해 여름에는 방사성 분진이 50㎞ 떨어진 주택가까지 확산돼 세슘 농도가 6배까지 치솟았는데 당시에도 3호기에 방지제가 살포된 건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도쿄전력은 앞서 원자로 4호기를 철거할 때는 방지제 원액 또는 10배 희석액을 작업 직전 분사했지만 이후 기준을 크게 완화했다. 도쿄전력 측은 “강한 알칼리성을 띤 방지제가 원자로 수조에 섞일 경우 기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며 “당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했지만 결과적으로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10배 희석액을 철거 현장에 뿌리도록 규정을 고쳤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日 도쿄전력, 방사능 분진 방지물질 비산방지제 사용 적발
입력 2014-12-31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