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살해 사건과 관련, 인천 남동경찰서는 31일 피의자 정형근(55)씨가 사건 당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전모(71·여)씨와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욕정이 생겨 전씨를 성폭행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처음 진술 때 술에 취해 다투다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진술했다가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한 2차 심문에서 전씨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전씨가 강하게 반항하며 가슴을 물고 뺨을 때려 순간 이성을 잃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집안에 있는 사기로 된 물컵으로 전씨의 이마와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이어 전씨를 화장실로 끌고 가 여행용 가방에 전씨를 담으려는 순간 살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방에 있던 흉기로 전씨의 복부와 목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정씨의 거주지인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모 빌라와 주변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정씨는 지난 29일 서울에서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노란 지퍼가 달린 검정 점퍼와 감색 카고 바지를 입고 자백한대로 태연하게 범행 순간을 재연했다.
경찰은 숨진 전씨의 상의에 묻어 있던 물컵 조각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사기조작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전씨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실시된 실질검사에서도 범행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쳐 다음주 초쯤 피의자를 인천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여행가방 속 시신’ 범인 정형근, 성폭행 반항하자 살해
입력 2014-12-31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