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 北소행 아니라면… “전 직원 등 내부자 소행 추정”

입력 2014-12-31 13:20
AFPBBNews=News1

미국 소니 영화사에 대한 해킹 사건이 소니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 전직 IT담당 직원들의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데일리비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사이버보안업체 노스 코퍼레이션은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에 이런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노스 관계자들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본사에서 FBI 요원들에게 소니 해킹 사건이 부분적으로 내부자 소행이며 북한이 이 사건과 연루됐음을 의미하는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고 설명했다.

FBI는 지난 19일 “북한이 이번 해킹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공격이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노스의 커트 스탬버거 수석부회장은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FBI가 “(사이버 보안) 업계와 공유하지 않은, 배후에 북한이 있음을 입증할 엄청나게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탬버거 수석부회장은 지난 24일 CBS뉴스에 출연해 소니 해킹 사건이 내부자 소행으로 추정되며, 특히 ‘레나’(Lena)라는 이름의 전직 소니 영화사 IT담당 직원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세계 최대의 해킹·보안 콘퍼런스 데프콘을 창립한 마크 로저스도 “열 받은 내부자의 소행이라고 보는 게 더 간단하다”면서 “소니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멀리 갈 것도 없이 소니 직원이 (해킹) 중심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FBI는 여전히 소니 해킹 사건이 북한 책임론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 국무부도 전날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 FBI의 수사 결과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