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권창욱이 방송인 박슬기의 발언에 발끈했다. 성우를 무시한 말로 들릴 수 있다며 기분이 나빴다고 한 것이다.
권창욱이 문제를 삼은 박슬기 발언은 30일 SBS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나왔다. 박슬기는 “목소리가 성우 같다. 애니메이션 더빙해도 되겠다”는 칭찬에 “옛날에 프란체스카 애니메이션을 잠깐 해본 뒤 다른 게 없었다”고 답했다. “성우도 괜찮으실 것 같은데”라는 이어진 말에 “할 거 없으면 해보려고요”라고 답했다. 자연스러운 질문과 답변이었지만 듣는 이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다는 게 권창욱의 주장이다.
권창욱은 31일 트위터 멘션을 통해 “‘할 거 없으면 해보려고요’라는 말은 그 직업군에 대한 모독”이라며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죄다 ‘할 거 없어서 그거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거잖아”라고 비판했다. 또 “무의식중에 저런 말이 나왔건 어쨌건, ‘할 거 없으면 해보겠다’는 말은 그 일을 평소에 어지간히도 우습게 생각했다는 거다”며 “어떤 직업이 됐건 ‘할 거 없으면 해보겠다’는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상에 하찮은 일이 어딨어. 그 일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의 인격이 하찮은 수준인 거지”라고 독설했다.
네티즌들은 권창욱의 말에 공감을 했다. 특히 성우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성우 입장에선 불쾌할 수 있다” “성우나 성우 팬들은 저런 발언이 하도 많아 민감하다” “비하할 의도가 없었지만 당사자가 기분이 나쁠 수 있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대화 전체를 들어봐도 직업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성우가 좀 오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키가 크다고 모델이나 할까하면 모델을 비하하는 건가. 서로 웃고 지나갈 수 있는 농담”이라고 적었다.
권창욱은 2011년 KBS에 입사한 36기 KBS 공채 성우다. 지난 1월 영국 유명 드라마 ‘셜록3’과 관련한 시청자 더빙 불만에 “더빙으로 볼 권리를 지켜달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문제의 발언 영상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영상] 박슬기 성우 무시발언 논란… 성우 권창욱 “직업에 대한 모독” 발끈
입력 2014-12-31 11:26 수정 2014-12-31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