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함, 이달 중순 센카쿠 열도 접근… 日, 2012년 국유화 후 가장 근접

입력 2014-12-30 16:57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중국이 최근 센카쿠 인근 해역에 구축함과 호위함을 접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집단자위권 용인 등 우경화 행보를 이어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군함 2척이 이달 중순 센카쿠 열도 인근 접속수역(12~24해리·영해와 공해의 중간수역)에서 약 70㎞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했다고 30일 자위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군의 이번 움직임을 무력시위와 도발로 받아들이고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을 출동시켜 감시 활동에 나섰다.

아사히는 중국 군함이 접근한 곳이 공해상이라 국제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향후 양측 선박이 근거리에서 마주쳤을 경우 충돌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여러 차례 해경선을 센카쿠 열도에 접근시킨 적은 있지만 군함이 이처럼 가까이 다가간 건 처음이다. 지난해 초 중국 군함이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을 사격관제레이더로 조준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중국 군함은 센카쿠 북쪽 180㎞ 해역까지만 접근했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함선은 중국 동해함대 소속 소브르메니급 구축함(만재배수량 7940t)과 장웨이급 호위함(2392t) 등 2척이다. 두 함선은 평상시에는 센카쿠 열도 북쪽 200㎞ 해역에 머물면서 틈틈이 일본 영해로 기동하는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두 함선은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가 극비 회담을 가질 무렵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11월 초에는 자취를 감췄다 열흘 만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신문은 중국이 영토분쟁 등 양국 갈등과 관련해 일본에 강한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4월 일본 국회의원 168명이 한꺼번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자 8척의 해양감시선을 센카쿠 인근에 출동시킨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