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쿠바 이어 이란과 관계 정상화도 열어놔

입력 2014-12-30 14:19

최근 쿠바와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외교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과의 외교관계 회복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핵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이런 내용이 담긴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다만 NPR의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는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인 18일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자신의 남은 임기 2년 안에 이란에 미국 대사관을 재개설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사건 직후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의 관계 개선 여지가 생기려면 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그렇게 될 기회는 있지만 이란에서 그 기회를 잡을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내년 7월 1일이 시한인 이란 핵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고 이란이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오면 쿠바처럼 국교 정상화를 못할 이유도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전제 조건을 달긴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발언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국가 차원의 테러행위 지원 이력을 가진 크고 복잡한 나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됐을 때 ‘불량 정권’과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2007년 대선에 나섰을 때나 지금이나 유효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