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의 생가가 오스트리아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집주인이 개·보수나 용도 변경을 허락하지 않는 데다 네오나치즘 추종자들이 이 곳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29일(현지시간) “독일과의 국경 지역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의 히틀러 생가는 현재 오스트리아 내무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면서 “한동안 복지시설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빈집으로 적절한 용처를 찾지 못하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히틀러는 브라우나우 광장 인근 잘츠부르크 포어슈타트 15번지에 위치한 이 집에서 1889년 태어나 살다가 3살 때 마을을 떠났다. 이후 오스트리아와 나치 독일이 합병됐던 1938년 다시 돌아와 이 집에서 15주 정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이 집이 네오나치들을 이끌고 있다”고 토로한다고 BBC는 전했다. 지역의 한 교사는 “네오나치 추종자들이 심지어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도 오는 것을 봤다”면서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겐터 포인트너 브라우나우시 부시장은 “지역 사람들은 신물이 나 있다. 브라우나우의 이미지 문제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작고 아름다운 마을을 원한다. 히틀러의 자손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네오나치들이 이 집을 순례지로 여겨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1972년 이 집을 소유주인 게를린드 폼머로부터 임차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폼머가 매달 6140달러 가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 집에 성인교육센터, 박물관, 나치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센터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자는 제안들이 들어왔으나 집주인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 러시아 국회의원이 매각을 제안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브라우나우시는 폼머와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 중이다. 더불어 다른 지역 정부와 기관들에 이 건물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결정하는 데 도움을 요청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히틀러 옛집, 오스트리아엔 골칫거리…네오나치 추종자 줄이어 주민들 불만
입력 2014-12-30 13:55 수정 2014-12-30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