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도 경상수지는 또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2년 9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록한 불황형 흑자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14억1000만 달러 흑자였다. 10월보다 흑자 규모가 25억7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런 흑자 규모는 종전 사상 최대치인 작년 10월의 111억1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올해 1∼11월 누적 흑자는 81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억5000만 달러(9.9%) 많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은의 전망치인 840억 달러를 무난히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 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는 지난달 101억5000만 달러 흑자로 10월의 84억9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수입은 작년 2월(-14.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중국에서의 가공무역이 위축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통관기준 수입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11월 경상수지 114억달러 흑자…사상 최대
입력 2014-12-30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