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평야 두루미 먹이터 ‘두루미 곡간’ 문 열어·
‘겨울 진객’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 사람들에게 쫓겨 다니지 않고 넉넉히 먹이를 공급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순영)는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의 논 1만6000여㎡를 확보하고 겨울을 나는 두루미의 먹이터로 개장했다. 윤 이사장이 이름붙인 ‘두루미 곡간’은 원래 이 지역 농민 권재환씨 소유로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강원도 부지회장이기도 권씨가 지난달 협회에 기증했다.
특히 두루미 곡간은 철원평야에 눈이 내려 두루미들이 먹이가 부족할 때 많은 개체수가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루미 곡간은 새들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다.
먹이터가 자리 잡은 계단식 논 뒤에는 생태연구와 탐조, 촬영이 가능한 시설도 갖췄다. 비닐하우스에 위장천을 씌어 새들이 최대한 안심하고 먹이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우스에 들어서 카메라를 설치하면 먹이활동에 분주한 두루미 가족은 물론 한탄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비상하고 하강하는 두루미 무리의 환상적인 ‘에어쇼’를 감상할 수 있다. 새들이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상고대와 어우러져 우아한 자태로 날아가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지는 해에 노란빛으로 곱게 물들어 잠자리로 찾아드는 두루미의 황금비행은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두루미 곡간에서 차를 돌려 3백여 미터 강 쪽으로 이동하면 강가에서 두루미의 모습을 촬영하고 싶은 사진가들을 위한 촬영용 컨테이너 박스도 마련돼 있다.
윤 이사장은 “한강 하구와 철원의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많은 두루미가 일본 이즈미 등으로 월동지를 옮겨 갔다”면서 “한탄강에 인접한 조용한 논에서 더 많은 두루미가 안심하고 머무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철원=곽경근 선임기자
- 찾아오는 길: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387-2
- 문의전화: 031)988-4119
- 두루미 먹이 구입을 위해 만원의 입장료를 받음
철원평야 두루미 먹이터 ‘두루미 곡간’ 문 열어
입력 2014-12-29 18:41 수정 2014-12-30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