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 국회로 나와 당에 ‘조용히’ 복귀 인사를 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과의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며 ‘중(中)부담·중(中)복지’ 견해를 피력했다.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주자로 꼽혀온 두 사람이 경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두 의원 모두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사실상 양강 레이스가 굳혀졌다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에 ‘조용히’ 복귀 신고를 했다. 오후엔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백발은 그대로였지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길렀던 장발은 깔끔히 정리했다.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이 원내대표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인사 차원에서 왔을 뿐이다. 장관을 그만둔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야기하기가 적당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당 인사들과 저녁자리를 가졌지만 민감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미 두 차례나 원내대표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그 만큼 원내대표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에서는 그가 세월호 참사를 온 몸으로 막았다는 동정론도 상당하다고 한다.
반면 유 의원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주최 토론회에서 김한길 의원과 함께 발제자로 나서며 보폭도 넓혔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찾아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중부담·중복지’를 목표로 가진 자가 더 세금을 낸다는 원칙 아래 단계적 증세 방안을 여야가 고민·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가 되면 추진할 정책목표와 정견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토론회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들만 3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유 의원은 이미 당내 주요 인사들을 일일이 만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을 도와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초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을 가시화할 경우 이완구 현 원내대표가 (총리로) 차출될 수 있다”며 “그러면 원내대표 레이스가 조기 가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이 의원은 비공식적으로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피력한 유 의원에 비해 시간이 촉발할 수 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돌아온 이주영 vs 보폭 넓히는 유승민
입력 2014-12-29 17:42